신세계 vs 롯데, 백화점으로 ‘장군’ 할인점으로 ‘멍군’

  • 입력 2006년 11월 29일 02시 55분


‘이제 제대로 한 판 붙자!’

유통가의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시장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롯데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화점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롯데는 롯데마트의 기업이미지(CI)를 바꾸기로 하고 신세계가 텃밭처럼 여기는 대형마트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세계는 28일 경기 의정부역사(驛舍)의 복합쇼핑센터에 1만5000평 규모의 백화점을 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업비만 2650억 원이 들어가며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11년 개점할 계획이다.

의정부점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가운데 매장면적 기준으로 최대 규모로 서울 중구 충무로 본점(1만4000평)보다 더 크다.

신세계는 또 내년 3월 개장할 경기 용인시 죽전점(1만3000평)과 2008년 준공 목표인 부산 센텀시티점(1만9000평) 등 1만 평이 넘는 대형 점포를 6개로 늘릴 수 있게 됐다.

대신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백화점 부문 3위에 머물던 신세계의 매출이 내년에는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가 1위 자리를 지켜온 백화점 부문에서 두 회사 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세계가 1위를 고수해온 대형마트 시장에서는 롯데의 반격이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이날 1등 5000만 원 등 총상금 1억 원을 내걸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CI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2010년까지 100곳 이상의 전국 점포망을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롯데마트의 CI 교체를 결정했다고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나홍석 수석연구원은 “롯데가 2월 롯데쇼핑을 상장해 3조6000억 원대의 자금을 마련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CI를 교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대형마트 부문의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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