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참가자들 거리행진 등 불법집회

  • 입력 2006년 11월 22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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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서울을 포함 전국 13개 지역에서 개최한 'FTA 저지 범국민 총궐기 대회'에서 일부 지역 집회 참가자들이 신고하지 않은 거리행진을 감행하고 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등 불법집회를 열었으나 경찰과 큰 충돌은 없었다.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이날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각각 3500여 명과 5000여 명이 모인 집회를 열었으나 거리행진은 하지 않았다.

범국본 측의 이날 일부 지역 집회는 폭력시위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법을 지킨 '준법집회'도 아니었다. 오후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린 범국본 주최 집회에 참가하기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서 사전집회를 가진 전국빈민연합(전빈련) 회원 1500여 명은 집회 신고내용에 없던 거리행진을 했다. 전빈련은 범국본에 참여하는 300여 단체 중 하나. 오후 3시 반경 서울역광장 집회를 마친 전빈련은 인도를 이용해 서울광장으로 이동하다 숭례문 로터리를 지나자 경찰라인을 넘어 차도로 내려섰다.

이들은 숭례문 로터리를 지나면서부터 태평로 편도 5차로 중 3개 차로를 점거해 프라자호텔까지 행진했다. 이 때문에 이 일대를 지나던 차량들이 15분가량 정체됐다.

서울광장에서 있는 범국본 집회 참가자들도 집회를 마친 오후 5시 반경 당초 신고한 1개 차로가 아닌 2개 차로로 을지로입구를 거쳐 종각까지 1km를 이동했고 행진 인원도 신고한 1000명보다 많은 2500여 명이었다. 이 거리행진으로 이 일대 퇴근길 차량들이 정체를 빚었다.

또 광주 전남지역 농민 230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요구하며 호남고속도로 상하행선 1㎞를 점거한 채 행진을 해 고속도로 통행이 30여 분 동안 중단됐다. 농민들은 호남고속도로 동림 나들목까지 상하행선 1차 차로를 서행하다 동림 나들목 부근 500m 지점에서 내려 상하행선 4개 차로까지 점거했다.

한미 FTA저지 경남운동본부는 당초 신고한 중앙동 중앙체육공원이 아닌 시청 앞 로터리에서 1만여 명이 모여 불법집회를 가졌다. 이 단체는 또 편도 5차로 중 3개 차로를 이용해 경남도청까지 행진하기로 했으나 5개 차로 전부를 점거해 이동했다.

김철주 경찰청 경비국장은 "범국본의 전국적인 집회가 폭력을 행사한 과격시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준법집회를 한 것도 아니다"며 "신고내용과 달리 차도를 점거해 거리행진을 한 경우는 집회 주최 측의 책임자를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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