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 큰 경영…CEO들, 호프데이 등 아이디어 교류장 마련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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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지성하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올해 초 사장으로 부임한 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반 대리급 이하의 직원을 사장실로 불러 커피를 마시며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다. 사진 제공 삼성물산
티타임
지성하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올해 초 사장으로 부임한 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반 대리급 이하의 직원을 사장실로 불러 커피를 마시며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다. 사진 제공 삼성물산
호프데이구본걸 LG패션 사장은 월 1회 호프데이를 마련해 직원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 제공 LG패션
호프데이
구본걸 LG패션 사장은 월 1회 호프데이를 마련해 직원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 제공 LG패션
《지성하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올해 1월 부임 이후 매주 수요일 점심 식사는 6∼8명의 과장 부장급 직원들과 돌아가면서 함께하고 있다. 사내에서 ‘수요클럽’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모임을 통해 지 사장은 회사의 분위기를 점검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금요일 오후에는 대리급 이하 평사원과 사장실에서 ‘CEO와의 차 한 잔’ 시간을 갖는다. ‘계급’을 떠나 진솔한 대화가 이어진다. ‘인재 경영’이 성공적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직원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도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늘고 있다. 소통 방법도 다양하다.》

○ 맥주, 게시판, 야자타임… 다양한 소통 채널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LG패션 사옥에서는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호프 데이’가 열렸다. 2년째 월 1회 진행되고 있는 이 행사는 희망하는 직원이 구본걸 사장 등 임원들과 맥주를 마시며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행사에 참석했던 남성디자인실 김선희 실장은 “구 사장이 요가를 시작했다고 자랑하더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또 올해 월 1회 ‘과장 대리와의 대화’를 정례화했다.

SK네트웍스 정만원 사장은 익명으로 운영되는 사내 게시판에 접속해 직원들의 불만에 답하거나 관련 부서에 처리를 지시하는 댓글을 올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GS리테일의 허승조 사장이 주재하는 임직원 워크숍은 바비큐 파티로 유명하다. 이 자리에서는 허 사장의 제안에 따라 ‘야자타임’이 허용되기도 한다. 유연한 조직을 만들자는 취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처럼 직원과 수시로 대화하는 총수도 있다. 최 회장은 올해만 20여 차례에 걸쳐 그룹 연수원인 ‘SK아카데미’에서 신입사원을 포함한 직원들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SK그룹의 한 임원은 “올해 최 회장이 가장 많이 방문한 사업 현장이 그룹의 연수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 활발한 의사소통은 아이디어 창구

CEO와 직접 대화하는 데 대한 직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LG생활건강 차석용 사장은 수시로 직원들을 사장실로 불러 제품과 사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 회사 생활용품 사업팀 박준용 씨는 “지난해 초 차 사장이 부임한 뒤 스무 차례도 넘게 사장실로 불려갔다”며 “CEO와 직접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지시가 왜곡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활성화된 사내 인트라넷을 신사업 아이디어를 모으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비즈니스 관련 아이디어를 내는 ‘아이디어 광장(I-Square)’을 열었다. 여기서 모은 아이디어는 매주 사장이 직접 검토해 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LG패션 구 사장은 “직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기업이 한 몸처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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