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농민·시민단체 대규모 반FTA 시위

  • 입력 2006년 10월 23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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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자유무역협정) 제4차 협상이 시작된 23일 농어민, 시민단체들이 협상장소인 제주 중문관광단지 일대 육지와 해상에서 한미FTA 협상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 등 40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께 중문 옛 오렌지가든 입구 도로상에 집결, 한미FTA 저지 농축수산비상대책위 결의대회를 열고 "한.미 FTA 4차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 협상단은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낭독한 뒤 상여를 앞세우고 중문컨벤션센터 앞 한미FTA저지 제4차 범국민대회장까지 "한미FTA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제주의 생명농업인 감귤나무를 불태우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들과 범국본 등 반(反)FTA 단체 소속 1만여명은 오후 3시 중문컨벤션센터 앞에 집결해 한미FTA 저지 4차 범국민대회를 열어 협상 반대를 외쳤다.

이에 앞서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 등 반(反) FTA단체 대표자 20여명은 오전 9시30분 중문관광단지 입구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가 타결되면 미국의 거대자본과 한국의 독점자본을 위한 구조조정 속에서 농업, 의료, 교육 등 민중의 삶이 송두리째 위기로 내몰릴 것"이라며 한미FTA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들은 집결해 있던 농민 등 1000여 명과 함께 중문관광단지 입구 우회도로 삼거리를 점거해 연좌농성을 벌이다 협상장인 제주신라호텔 진입을 시도,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경 박모(22)씨가 눈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시위에 참가한 양모(36)씨가 입술 부위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 2명이 한때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또 일부 시위대는 중문골프장과 여미지식물원 울타리를 넘어 협상장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경찰의 제지를 받고 포기하기도 했다.

오전 10시40분께는 한국수산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 소속 선주 60여명이 40여척의 어선에 나눠 타고, 모슬포항과 사계항을 출발해 중문관광단지 앞 해상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에 해경이 경비정 등 20여척을 동원해 가로막아 긴장감이 나돌았다.

한미FTA 저지 여성대책위원회도 오전 11시께 중문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가 체결되면 어린이, 노인,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가 제1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한미FTA 반대입장을 밝혔다.

한미FTA 반대 시위대는 오후 6시부터 제주컨벤션센터에서 한미FTA저지 투쟁 문화제를 열어 협상 반대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경찰은 협상장인 신라호텔 주변에 전.의경 17개 중대 1700여명의 경력을 집중 배치하는 등 중문관광단지에만 81개 중대 9000여 명의 경력을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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