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또다시 급등 양상을 보이면서 대부분 3·30 부동산 대책 직전 수준을 회복하고, 새 아파트 분양 모델하우스에는 청약 대기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또 서울, 신도시, 경기(인천 포함) 지역의 일반 아파트 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들도 빠르게 팔려 나가는 등 집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모델하우스에 수만명 몰려
한화건설이 20일 인천 소래논현지구 현장에서 문을 연 ‘꿈에그린월드 에코메트로’ 모델하우스.
개장 첫날 2만5000여 명의 청약 대기자가 몰리면서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사람들이 수백 m씩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인근 왕복 4차로는 방문객 차량이 몰려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에코메트로 모델하우스 장원석 현장소장은 “21일까지 이틀 동안 5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며 “방문객들은 청약 일정과 대출 조건, 투자 가치 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꼼꼼히 물어본다”고 전했다.
금호건설이 18일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어울림’은 1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되는 등 일찌감치 분양 종료를 알리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동문건설이 17, 18일 청약 접수한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동문굿모닝힐(472채) 역시 지방 청약시장 침체 속에서도 모두 마감됐다.
○전국으로 확산되는 집값 상승세
이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물론 기존 아파트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22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62%나 올라 3·30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3월 셋째 주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동안 잠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고양시 일산신도시 등 신도시의 아파트 값도 0.45%나 올랐다. 특히 군포시 산본신도시에서는 9월 한 달간 20평형대 아파트 값이 3.96%나 오르는 등 실수요자들이 찾는 신도시의 20평대 아파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방에서도 침체된 주택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미분양 물량이 속속 해소되고 있다. 5월 말 분양했던 대우자동차판매의 울산 이안태화강 엑소디움은 초기계약률이 40%대였지만 지금은 70%까지 올라갔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 급등세가 재현되면서 10채 가운데 8채는 3·30대책 직전의 가격을 회복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106개 단지 9만3399채의 매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7만5996채(81.4%)가 3·30대책 직전의 시세를 넘어섰다. 특히 3·30대책 직전에 비해 1억 원 이상 오른 곳도 2만3476채에 이르렀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던 정부의 주장을 믿으며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있던 서민들이 ‘더 늦기 전에 사자’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며 “앞으로는 예정된 악재가 없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같은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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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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