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광고, 광고가 드라마…‘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인기

  • 입력 200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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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찾사가 뭐지?"

28일 오후 대학생 양창호(23) 씨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보고 웃은 건 바로 '애찾사' 때문이었다.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이 단어를 보고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의 오타인 줄 알았기 때문. 그러나 클릭을 하자 '웃찾사'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평소 양 씨가 즐겨보는 '형님뉴스' 메뉴를 클릭하자 개그맨 강성범이 일본에 간 개그맨 김재우에게 "해외 나갈 때 애니콜 들고 나가라고 했잖냐! 그란께 애니콜 월드폰 사라고"라며 면박을 주고 있었다. 공통점은 이들이 최신 휴대전화기를 들고 있다는 것. 동영상 옆에는 바로 '애니콜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새로운 크로스오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

양 씨가 본 것은 삼성 애니콜의 인터넷 동영상 광고. '형님뉴스' 외에도 '그 때 그 때 달라요' '이건 아니잖아' 등 '웃찾사'의 인기 코너 8개가 걸려있었다. 이 광고는 28일 공개되자마자 애니콜 홈페이지 및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하루 만에 31만 31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애찾사“이건 아니잖아”

동영상보기 :애찾사2 “그때 그때 달라요”

동영상보기 :애찾사3 “언행일치”

동영상보기 :애찾사4 “나몰라”

동영상보기 : 애찾사5 “형님뉴스”

이처럼 광고와 영화와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마케팅 기법이 크로스오버 문화의 새 영역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공개된 BMW 스포츠카 '뉴 Z4'의 광고 'BMW meets truth'도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사례다. 이 광고는 가수 비와 음반 프로듀서 박진영이 출연한 30분짜리 뮤직드라마다. BMW코리아와 JYP엔터테인먼트의 합작품인 이 광고에서 박진영과 비는 힙합 스타일의 광고 주제가 '스틸 빌리브'도 직접 제작했다. BMW코리아가 뮤직드라마 형식으로 광고를 제작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BMW코리아는 다음달 5~8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1, 2관에서 이 광고의 30분짜리 완결편을 상영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와 디지털카메라 업체 올림푸스가 제작한 뮤직드라마 광고 '키 오브 하트'에도 가수 보아와 그룹 '슈퍼주니어'의 동해가 출연했다. 배우 장서희와 김성수가 출연한 삼성 건설의 '래미안'을 비롯해, 탤런트 소유진 손태영이 출연해 집 전화에 얽힌 사랑 이야기를 담은 KT의 인터넷 단편영화 '3人 3色 러브 스토리: 사랑 즐감'도 같은 사례다.

▶여기를 누르면 동영상이 play 됩니다 e-tv

●광고계-연예계의 윈윈 전략?

지난해 이효리의 '애니모션' '애니클럽' 등으로 시작된 광고와 엔터테인먼트의 크로스오버는 1년 만에 광고계를 넘어 대중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대학생 김정훈(25) 씨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음악 광고 등 여러 문화 컨텐츠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모두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콘텐츠들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크로스오버 문화의 현주소를 나타낸 것이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필수 요소는 인터넷이다. 소비자들은 직접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해 능동적으로 소비한다. BMW 마케팅팀 전승원(35) 차장은 "'BMW meets truth'를 공개한 지 보름 만에 96만명이 인터넷 사이트에 방문했다"며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소비자가 곧 문화 트렌드의 주체"라고 말했다.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광고와 연예계의 윈윈 전략으로도 평가된다. SM엔터테인먼트 마케팅팀 김성근 부장은 "갈수록 '겸업화'되는 연예계에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들의 다양한 활동을 보장해주고 부가가치를 높여주며, 연예 산업을 한층 거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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