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온다” 할인점들 패션브랜드 개발

  • 입력 2006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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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이야, 패션 회사야?’

할인점들이 잇달아 자체 패션브랜드를 내놓고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추가로 점포를 내는 것에 한계가 있는 데다 채소 과일 비누 생수 등을 팔아서 남는 이익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기 때문.

여기다 까르푸를 인수한 의류전문 회사인 이랜드는 자사의 50여 개 유명 패션브랜드를 까르푸 매장에 들여 놓을 계획이어서 이를 대비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902(샵나인오투)’라는 패션브랜드를 선보이고, 20대 이상 40대 이하 연령층을 대상으로 6000∼2만 원대의 셔츠와 1만4000∼4만 원대의 바지 등을 팔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패션디자인실을 새로 만들고 전문인력을 뽑아 패션브랜드 기획에서부터 제조 판매 마케팅까지 총괄하고 있다.

박은장 이마트 패션담당 상무는 “이랜드의 할인점 진출로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패션 상품의 경쟁력이 향후 할인점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3월 20, 30대를 대상으로 한 ‘프리선샛(FriSunSat)’과 아동의류 ‘멜리멜로’, 장년층 대상의 ‘이지클래식’, 스포츠 의류 ‘스프링쿨러’를 각각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워 케이블방송에서 의류 광고까지 하고 있다. 김종선 홈플러스 의류팀장은 “의류 구매처가 백화점 재래시장 등에서 할인점으로 확장되고 있어 저렴한 할인점형 패션브랜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자체 의류 브랜드인 ‘베이직아이콘(BASICiCON)’을 선보였다. 패션전문 컨설팅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하는가 하면 전문 바이어가 홍콩 중국 등에서 구해 오는 제품도 이 브랜드로 팔고 있다.

주윤희 롯데마트 여성의류 MD는 “할인점 의류는 값이 싸지만 이익률은 20∼25%대로 높은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싼 맛에 사는 샵나인오투, 프리선샛, 베이직아이콘이 이랜드의 전문브랜드인 ‘푸마’나 ‘데코’ ‘후아유’의 맞수가 될 수 있을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장영태 롯데마트 마케팅부문 이사는 “할인점을 ‘옷 사는 곳’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며 “이랜드가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성호 이랜드그룹 이사는 “이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패션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까르푸 전용 패션브랜드를 개발해 ‘장보는’ 할인점에서 ‘패션’ 할인점으로 이미지를 바꿔 놓겠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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