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기관투자가 유전개발에 투자

  • 입력 2006년 8월 3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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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국민연금 등 ‘토종(土種)’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석유 등 해외 자원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산업은행과 우정사업본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해외투자 관련 업무 협약을 맺기로 했다는 사실이 30일 확인됐다.

국내 기관투자가가 해외 자원 개발사업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운용자금 규모가 58조 원인 우정사업본부의 풍부한 자금과 산업은행의 금융 투자기법을 결합해 해외 자원 공동개발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김창록 산은 총재는 “최근 황중연 우정사업본부장을 만나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여유 자금으로 석유자원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업무 협약 체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우정사업본부가 산업자원부가 추진 중인 ‘유전개발 사모(私募)펀드’에 출자해 해외 유전 개발뿐 아니라 해외 석유기업 인수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대상은 산은이 올해 6월 한국석유공사와 ‘해외 석유자원 개발 사업 지원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만큼 석유공사가 추진하는 석유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현재 우정사업본부 외에 국민연금, 군인공제회 등 다른 토종 기관투자가와도 해외 자원 개발사업에 공동투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김 총재는 공동투자 방안 협의를 위해 최근 김호식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을 만난 사실도 확인됐다.

산은과 우정사업본부의 유전개발 공동투자는 긍정적 측면과 함께 공공적 성격이 강한 기관투자가에게는 맞지 않는 투자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최근 들어 석유 탐사기술이 발달해 개발 성공률이 15%까지 높아졌다고 하지만 실패할 경우 투자금액을 대부분 날리는 ‘고위험 고수익’ 사업이기 때문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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