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게이트’ 터지나]‘바다’위 다시 뜬 ‘3·1절 골프’

  • 입력 200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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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 게임기에 쓰이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인 ㈜삼미의 주요 주주들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3·1절 골프’를 쳤던 부산지역 상공인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 모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골프 모임 2주 후인 3월 15일 ㈜삼미가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됨에 따라 ‘3·1절 골프’ 회동이 그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총리와 골프를 쳤던 ‘라운딩 멤버’들은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삼미 박원양(63) 대표이사 회장은 21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실무자들이 이 사업에 대해 보고를 해 왔을 때 법률적으로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하지 말라고 했다”며 “3·1절 골프와 관련돼 상품권을 따냈지 않느냐는 식의 의혹은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미의 재무구조가 건실했기 때문에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사행성 오락게임을 건전하게 정화하기 위해 상품권을 발행한다는 문화관광부 측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삼미에서 상품권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중환 이사는 “지난해 11월 초 경품용 상품권 유통 관련 한 업체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은 뒤 검토한 결과 수익 구조가 좋고 신규 사업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라며 이 전 총리와의 연계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삼미는 지난해 17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재무구조가 건실하다고 보기 어려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한편 총리실도 이번 성인용 사행성 게임기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2004년 10월 바다이야기의 사행성을 낮추기 위해 등급 분류기준 세부안을 마련해 규제 심사를 요청했지만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은 “과도한 규제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반려 조치했다. 당시 총리는 이해찬 의원이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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