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위기, 정부 규제로 투자의욕 기 꺽인 탓"

  • 입력 2006년 7월 12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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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각종 규제로 기업가의 투자의욕과 기(氣)가 꺾이면서 한국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진단이 나왔다.

경제연구소들은 정부 규제가 계속될 경우 기업 투자가 회복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한국경제가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한국 경제 20년 회고'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된 것은 외환위기 수습 과정의 상처와 후유증으로 경제 전반의 활력과 역동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경영의 보수화 경향으로 기업가 정신이 퇴조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도 위축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순환출자 억제를 통해 소유와 지배를 분리하는 정책을 쓰면서 투자의욕을 떨어뜨리는 모순을 낳고 있다"며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인의 투자와 혁신 의욕을 높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한국 경제 2%가 부족하다' 보고서에서 "한국경제는 우수한 기술 경쟁력과 인적자원을 갖고도 '과잉규제와 제제'라는 찬바람에 잔뜩 움츠려있다"며"한국 경제의 무기력증은 자발적이고 열성적인 참여를 유도하는'신바람 문화'가 사라진데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또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투자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기업 관련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회에서 한국의 기업투자가 거의 '정체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5~6년 간 대기업들이 이익이 생겨도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큰 문제"라며 "이를 해결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기업 투자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을 발굴해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투자에 나서고, 금융회사들은 안전 자산에만 투자하지 말고 위험 관리를 통해 자금의 중개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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