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월드컵 진출국 22개국민 한 회사에

  • 입력 2006년 6월 14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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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가운데 22개국 출신 외국인이 국내 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어 화제다.

세계 최대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에 파견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선주와 감독관, 그 가족 등 1500여 명은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이 선박이나 해양설비 엔진 등을 주문에 따라 제대로 제작하고 있는지 감독하거나 직접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 선주 측이나 발주회사에서 파견한 직원들. 현대중공업은 세계 50여 개국으로부터 선박과 해양설비 등을 주문받아 생산하고 있어 이 회사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4일 이들의 출신 국가를 조사한 결과 독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국가 가운데 우승 후보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멕시코 에콰도르 미국 일본 이란 앙골라 튀니지 등지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최국인 독일은 물론 스페인 잉글랜드 스웨덴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의 본선 진출국 14개 국 가운데 포르투갈과 체코를 제외한 12개국의 직원이 현대중공업에 머물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외국인 사택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월드컵이 시작된 뒤부터 매일 밤 사택 내 바에서 자국의 경기뿐만 아니라 거의 전 경기를 함께 시청하며 지구촌 최대의 축구 축제를 즐기고 있다. 회사 측은 이들에게 맥주와 안주를 제공하는 등 '다국적 응원단'을 지원하고 있다.

잉글랜드-파라과이전을 지켜본 영국 BP사 직원 칼라일(45) 씨는 "낯선 땅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를 보니 더욱 감동적"이라며 "잉글랜드는 파라과이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축구 사랑이 남다른 나이지리아와 중국 콜롬비아 러시아 그리스인들도 함께 모여 월드컵 경기를 보며 모국이 속한 대륙의 국가를 응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70%에서 온 직원이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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