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주간사 선정 5개월전 자문사 대표 매각팀과 한솥밥

  • 입력 2006년 4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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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투자회사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사건과 관련해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은행 측 매각 자문사였던 엘리어트홀딩스 대표 박순풍 씨의 역할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박 씨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측에 투자(매입) 의사를 처음으로 전달한 2002년 10월부터 외환은행 매각 태스크포스와 사실상 같은 팀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간사회사인 모건스탠리가 2003년 3월 외환은행과 사전 계약을 하고 은행 매각 업무를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5개월이나 빠른 시점이다.

이처럼 박 씨가 외환은행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태스크포스의 일원처럼 활동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론스타 등과의 협의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박 씨는 외환은행에서 받은 자문료 12억 원 중 2억 원을 외환은행 매각 태스크포스 실무책임자였던 전용준(全用準·구속) 씨에게 사례비로 돌려준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박 씨가 외환은행 매각 성사를 위한 로비자금을 조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은 박 씨가 은행 매각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내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 매각 당시 매각 주간사회사였던 모건스탠리와 모건스탠리의 신모 전무는 14일 “외환은행에서 받은 자문료 540만 달러(약 60억 원)는 당시 관행에 비춰 많은 금액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어트홀딩스처럼 자문료 일부를 외환은행 측에 돌려준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이 부분은 검찰 수사에서도 밝혀지지 않았다.

신 전무는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었던 변양호(邊陽浩) 씨가 2005년 설립한 보고펀드로 이직한 시기와 이유에 대해 “2003년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끝나고 1년 9개월 정도 지난 후에 이직했으며, 외환은행 매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신 전무는 ‘변 전 국장 및 론스타와 3각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매각 당시 변 국장을 만날 처지가 아니었으며 의혹은 없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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