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자문료중 수억 前은행간부에 전달”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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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이 2003년 미국계 사모(私募) 펀드인 론스타에 헐값으로 팔린 과정에서 빚어진 외환은행 내부 관계자 비리와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전에 매각 자문역을 맡았던 엘리어트홀딩스 박순풍(49)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증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검찰은 외환은행 태스크포스팀장으로 매각 관련 실무를 총괄한 전용준(全用準·50) 당시 외환은행 경영전략부장에 대해 특경가법상 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씨와 전 씨의 구속 여부는 10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박 씨는 외환은행에서 받은 자문료 12억 원 가운데 6억 원을 나눠 50여 개 계좌로 입금시킨 뒤 이 중 수억 원을 전 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은행 실무 책임자와 매각 자문사 대표가 거액의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외환은행 태스크포스팀에 속해 있던 이강원(李康源) 외환은행장과 이달용(李達鏞) 부행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채동욱(蔡東旭)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병행해 검찰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며 “관련자 소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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