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금감위장 “외국자본의 기간산업 인수 막아야”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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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을 규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 위원장은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서 미국의 엑손플로리오(Exon-Florio)법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도 일부 방송 통신 전력 등에 그런 제도적 장치가 있지만 좀 더 보완하고 업종을 심도 있게 들여다봐서 기간산업 범주를 넓히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엑손플로리오법은 1986년 일본 후지쓰가 미국 반도체 회사인 페어차일드를 인수하려 한 것을 계기로 1988년 만들어졌으며 국가 기간산업이나 전략산업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외국자본의 인수를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전력 등 에너지기업과 방송 통신, 국방 관련 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M&A에 대해 증권거래법과 외국인투자법 등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민영화가 진행 중인 공공법인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한 장치가 없다.

윤 위원장의 발언은 LG카드와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두 회사를 국내 자본에 매각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LG카드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예비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국내 금융산업 발전 기여도 등을 감안해 선정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대우조선도 국내 기업에 넘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산업은행 관계자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대우조선을 외국 기업에 넘겨주면 기술 유출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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