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기다렸다” 펀드 투자 내일이면 늦으리…

  • 입력 2006년 1월 2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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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치식 주식형펀드에 목돈을 투자한 사람에게는 이번 주가 악몽이다. 코스피지수가 18일까지 이틀 연속 폭락하면서 한 달 전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 19일 약간 올랐지만 급락에 따른 반등일 뿐 조정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랫동안 계속된 상승세를 믿고 단기 수익률을 노렸던 사람은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해 주식형펀드의 성과를 구경만 했던 예비 투자자들은 오랜만의 조정이 은근히 반갑다. 상투를 잡을까봐 여윳돈을 든 채 망설이던 사람들은 펀드 판매 창구를 찾아 가입 상담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입 당시 주가가 수익률을 결정하는 거치식 주식형펀드를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몰아서 한 번에 넣지 말고 조금씩 나눠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한꺼번에 넣지 말라

주가 변화보다 기업 가치에 주목하는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한국투자증권 이채원 상무는 “지수 조정이 시작됐지만 시장이 나쁘게 변한 것은 아니다”며 “3∼5년 정도 주식형펀드에 넣어두려 했던 목돈이 있다면 일단 20∼30%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확실한 조정을 기다리다가는 영원히 구경만 할 수 있으므로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는 지금 투자를 시작하라는 것.

이 상무는 “앞으로 지수가 또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지수가 다시 오르면 덜 아쉽고 더 오래 떨어지더라도 마음이 놓일 만큼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11주 이상 쉬지 않고 오른 부담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난 조정”이라며 “주가가 허물어질 때 발을 빼고 오를 때 따라가는 악순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간접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국면을 맞아 거치식 주식형펀드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을 위한 대략적인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투자하기로 결정한 여유자금을 3등분해 지수가 1,350선까지 내려가면 3분의 1을, 1,320선에서 또 3분의 1, 다시 1,300선이 깨지면 나머지를 넣으라는 것.

장 사장은 “최소한 3, 4주 정도는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1,250선까지 지수가 내려간다고 해도 장기 상승의 대세가 꺾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자금 수급과 기업은 계속 좋아질 것이므로 1,300선이 깨지는 것이 오히려 기회라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의 경기 흐름과 국제유가 등 나라 밖의 악재를 주의 깊게 살펴본 다음 투자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

○ 여윳돈 쪼개 매수 나설 때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높은 주가 때문에 망설이던 사람이라면 지금이야말로 펀드에 가입할 때”라고 말했다.

하락장이 이어질수록 더 싼 가격에 많은 펀드를 살 수 있어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것.

그는 “적립식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고 거치식이라면 최대한 여러 차례로 나눠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늘 ‘나이와 형편에 맞는 기계적 자산 분배’를 강조하는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강창희 소장은 “분산 투자의 위력은 하락장에서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평소부터 노후를 위한 여유자금만을 주식과 채권 등에 나눠 투자한 사람은 주가 폭락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현재의 주가 하락은 증시가 과열됐기 때문에 나타난 조정이 아니다”며 2주에 한 번쯤 시장을 살펴보면서 여윳돈을 쪼개 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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