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펀드수익률 822%?…금융사들 직원대상 ‘금연펀드’

  • 입력 2006년 1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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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연펀드 2호에 가입한 현대증권 직원들. 사진 제공 현대증권
올해 금연펀드 2호에 가입한 현대증권 직원들. 사진 제공 현대증권
지난해 무려 822%의 수익률을 올린 펀드가 나왔다. 주인공은 비씨카드의 ‘금연펀드’. 현대증권 금연펀드도 770%의 수익률을 올렸다.

1000만 원 투자로 대략 9000만 원을 돌려받는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런 ‘대박’을 터뜨린 사람은 없다. 금연펀드는 최대 투자금액이 5만∼1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 또 회사가 직원들의 금연을 돕기 위해 조성한 것이라 외부인은 가입할 수 없다.

금연펀드는 성공하면 고수익을 올리지만 실패하면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모 아니면 도’ 식이다.

2004년부터 사내 금연펀드를 운영 중인 비씨카드는 연초 가입자를 모집해 9, 10개월 뒤 과실을 돌려준다. 직원이 5만 원씩 내고 회사는 1인당 15만 원을 보조한다.

지난해에는 53명이 가입해 23명이 담배를 끊는 데 성공했다. 금연에 성공한 직원들은 전체 기금 1060만 원을 46만1000원씩 나눠 가졌다.

현대증권은 가입자가 10만 원씩 내고 회사도 같은 금액을 보조한다. 지난해 229명이 참가해 금연에 성공한 53명이 87만 원씩을 받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낙오한 직원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 금연펀드 투자기간 6개월 중 1개월 성공할 때마다 1점을 주고 나중에 점수를 합산해 그 비율대로 기금을 나눠 갖는다.

대부분의 회사는 금연 성공 여부 판정을 양심에 맡긴다. 비씨카드는 사내 게시판에 금연펀드 가입자의 사진을 붙여 놓고 탈락자가 스스로 자신의 사진을 떼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에나 ‘양심 불량’은 있는 법. 몰래 담배를 피우고 시치미를 떼는 사람을 가려내기도 한다. LG전자 창원공장은 ‘금연 경찰’이 수시로 금연펀드 가입자에게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들이댄다. 3차례 이상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투자 금액을 날린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금연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불시에 소변 검사를 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 님께서 금연에 도전을 시작하셨습니다…’로 시작하는 가정통신문을 집으로 보낸다. 또 멘터(mentor·조언자)를 둬 금연 지원과 함께 감시도 한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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