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더 밝게”… LED가 온다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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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모든 빛은 발광다이오드(LED)로 바뀔 것이다.”

LED를 이용한 ‘반도체 조명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LED는 아주 적은 양의 전기로도 빛을 낼 수 있는 반도체다.

LED는 현재 전광판 등 디스플레이 제품에 주로 쓰인다. 하지만 2, 3년 뒤면 형광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 조명 시스템을 급속히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국의 선두 주자들은 이미 형광등보다 더 밝은 조명용 LED를 개발해 상용화를 위해 뛰고 있다. 서울반도체와 삼성전기 등 한국 기업들도 몇 년 안에 수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LED 조명 시장 선점을 위해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었다.

○ 왜 LED 조명인가

LED의 전력 소비량은 백열전구의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명은 10만 시간(11.4년)으로 형광등의 100배나 된다.

환경파괴 물질인 납 수은이 들어 있지 않아 친환경적인 데다 다양한 크기, 색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는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와 키패드 조명, 대형 전광판, 교통신호등, 자동차 계기판 등 디스플레이 제품에 많이 쓰인다.

최근에는 고급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후미등이 LED 조명으로 바뀌고 있다. 전조등, 실내등, 방향지시등을 비롯해 자동차에 들어가는 다른 조명도 조만간 LED로 대체될 전망이다.

○ 최대 걸림돌은 가격

백열전구의 밝기는 W당 20lm(루멘), 형광등은 60lm 정도.

유럽 다국적 업체인 루미레즈와 미국 크리 등 업계 선두주자들은 이미 W당 60∼70lm 밝기를 내는 LED 시험제품을 만들고 있다. 다국적 업체인 오스람과 국내의 서울반도체도 백열전구의 밝기를 뛰어넘은 W당 25∼30lm 수준까지 LED 조명의 밝기를 끌어 올린 상태다.

기존 조명의 밝기는 어느 정도 따라잡은 셈. 문제는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형광등 밝기의 LED 전구를 내놓으면 개당 5만∼6만 원 선이 될 것으로 본다. 백열전구(500∼600원)나 형광등(3000∼6000원)에 비해 매우 비싸다.

하지만 가격 문제도 머지않아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스 언리미티드’에 따르면 LED 조명의 밝기는 2년에 2배씩 늘어나는 반면 비용은 2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 국내외 60여 개 업체가 각축

업계에서는 2010년 LED 조명 세계시장 규모가 최소 1조2000억 원에서 최대 4조5000억 원(전체 조명시장은 1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시장이 2500억∼3000억 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새로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미국 일본 독일 등의 50여 개 기업과 서울반도체, LG이노텍 등 10여 개 국내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일본은 LED 조명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정해 놓고 대규모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최근 조명용 LED사업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휴대전화 부품용 LED 조명만 생산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현재의 기술 개발 속도라면 LED 조명은 2007년경 상용화돼 산업 의료용 조명을 시작으로 가정용 조명까지 모든 조명을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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