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뉴타운 선정, 엇갈린 명암

  • 입력 2005년 8월 31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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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9일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종로구 창신-숭인동 등 9곳을 선정한 것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뉴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자치구 주민들은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반면 탈락한 자치구는 선정기준에 이의를 제기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 자치구 구청에는 "뉴타운 후보지 탈락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라"는 민원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3차 뉴타운 후보지 선정 자치구 '맑음'=강남에서 유일하게 3차 뉴타운 후보지와 함께 정부의 미니신도시지로 선정된 송파구 거여-마천동은 '3차 뉴타운 후보지 선정을 축하합니다'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축제 분위기다.

마천동의 주민 김 모 씨는 "최근 부동산업체에 내놓았던 아파트를 회수했다"며 "집값이 최소한 2배 이상은 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도 "본격적인 뉴타운 공사에 언제 착수하느냐는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고전했다.

반면 마천동 건영공인중계소 전범준 씨는 뉴타운 후보지 선정이 호재이긴 하지만 서울시에서 후보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때까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마천동은 집값이 평당 최고 2000만 원이 올랐다는 식의 호가는 있지만 매물이 없고 가격 형성도 돼 있지 않습니다. 후보지로 선정됐더라도 최종 확정된 게 아니어서 집값 상승이 '거품'이 될 수도 있죠."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金榮進) 대표는 "1,2차 뉴타운 사업지역의 땅값이 평균 50% 오른 점으로 미루어 3차 뉴타운 후보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며 "투기에 따른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한 대책이 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타운 탈락 자치구는 '흐림'=3차 뉴타운 후보지에서 탈락한 자치구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강북구에 사는 조미옥 씨는 "미아동은 강북 지역 중에서도 가장 낙후한 곳"이라며 "서울시가 말로만 '강남북 균형발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한 자치구 구청 관계자는 "민원전화가 빗발치면서 '뉴타운 후보지에서 탈락한 게 아니라 보류됐다'고 거짓 답변까지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뉴타운 후보지에서 탈락한 강북구청 측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아-수유동 일대는 도시가스 공급률이 70% 수준으로 서울시 평균(96.7%)에도 못 미치고 좁은 도로와 재래식화장실이 많아 재개발이 필수적이라는 것.

한 자치구 주민은 "뉴타운이 물 건너 간 이상 정부의 부동산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재개발을 다시 추진할 것"고 말했다.

서울시는 각 자치구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공정한 심사에 따라 뉴타운 후보지가 선정됐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에만 299개의 재개발구역(뉴타운 선정지역 포함)이 있고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며 "다만 시 조례에 지역균형발전 조항이 있는 만큼 향후 뉴타운 추가 지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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