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채권단, 삼성생명 주식매각 불발

  • 입력 2005년 8월 1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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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동차 채권단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원매자로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와 김병주(金秉奏) 전 칼라일그룹 아시아 회장이 주축이 된 펀드 ‘MBKP’ 등이 나섰으나 모두 자격 미달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 달 삼성 측을 상대로 삼성차에 대한 대출금과 기간이자를 갚으라는 소송을 내기로 했다.

서울보증보험 정기홍(鄭基鴻) 사장은 15일 “KKR와 MBKP 등 3곳 정도의 후보가 채권단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모두 자격 미달로 나타났다”며 “백방으로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삼성생명 지분 매각 작업이 사실상 불발된 것으로 보고 다음 달 중순 소송을 내기 위해 법률회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은 1999년 삼성차 법정관리 신청 후 이 회사에 대한 채권 2조4500억 원 대신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350만 주를 주당 70만 원으로 계산해 받은 것.

당시 삼성은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을 상장해 빚을 갚겠다며 주식가치가 2조4500억 원에 미달하면 50만 주를 추가 출연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26개 계열사가 지급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이 번번이 실패하자 삼성차 채권단은 지난해부터 뉴브리지캐피탈 등 국내외 원매자를 대상으로 삼성생명 주식 매각 작업을 벌였다.

현재 채권단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은 350만 주 중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에 쓰인 122만여 주를 뺀 약 228만 주. 여기에 CJ가 매각을 의뢰한 125만 주를 합쳐 채권단은 약 353만 주(지분 17.6%)를 팔려고 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차에 대한 채권효력의 만기일이 올 12월 31일이어서 소송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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