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00’ 다시 열리나…단기차익실현 매물이 복병

  • 입력 2005년 6월 14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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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종합주가지수 1,000 고지에서 진퇴 공방이 이어질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에 바싹 다가서면서 증권가에서 나오는 대체적인 전망이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한때 998을 넘어 3월 중순 이후 다시 주가 네 자릿수 시대로 접어드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에 비해 0.30포인트 떨어진 990.49로 장을 마감했다.

특히 최근 주가는 한 달 동안 70포인트 가까이 올라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의 주가는 낙관적으로 보지만 당장 급등세가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다소 신중한 전략을 쓰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가는 왜 오르나=국내 증시를 본격적인 상승세로 끌고 갈 만한 호재는 없고 당분간 나타나기도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하지만 그동안 증시를 압박해 왔던 악재들이 서서히 약해지거나 사라지면서 주가 상승세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눈에 띌 만한 호재는 없지만 환율, 국제유가, 위안화 절상, 북한 핵문제 등으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반적으로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은 미국 경기가 국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인텔 등 반도체 관련 지표들이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왔다.

대신증권 박소연 선임연구원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주 미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경기에 대해 보여 준 자신감도 최근 주가 오름세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주가 네 자릿수 시대 개막은 시기상조=증권가에서는 이달에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할 수는 있지만 오래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올해 최고점이었던 1,022.79(3월 11일)를 넘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지수 1,000은 이번 주에도 돌파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본격적인 상승세의 시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높아야 1,005 정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2분기(4∼6월) 실적이 1분기(1∼3월)보다 좋아졌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내수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오면 그때부터 1,100 선까지는 무난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개인투자자는 신중한 자세 필요=우리투자증권 황 팀장은 “지수가 1,000 가까이 가면 단기적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면서 “대형주보다는 연말까지 내다보고 내수와 관련된 금융업종 등을 보유하는 게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김 연구위원은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섣불리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보다는 하반기를 기대하고 반도체, 조선, 은행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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