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슈어뱅킹 없던 일로…금융지배 논란에 금감원 발빼기

  • 입력 2005년 6월 1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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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회사가 은행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어슈어뱅킹 도입 검토는 ‘없던 일’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금감원 차원에서 어슈어뱅킹을 검토한 바는 없다”며 “재정경제부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는 보험산업 발전 방안에 어슈어뱅킹을 허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여론수렴 과정을 통해 확정하겠다고 2일 밝혔던 내용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금감원은 재경부로 책임을 넘겼지만 재경부도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이 어슈어뱅킹 도입에서 발을 뺀 이유는 무엇보다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를 조장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어슈어뱅킹은 당초 금융권역별 진입 장벽을 낮추고 방카쉬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로 취약해진 보험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거론됐다.

그러나 어슈어뱅킹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삼성생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삼성은행’ 탄생에 대한 논란이 가열됐다.

삼성그룹이 은행에까지 진출하게 되면 고객 돈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뿐 아니라 총수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

여기에 금융업 전반에 걸친 삼성그룹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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