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국제무역계의 MS社로 키울겁니다”

  • 입력 2005년 5월 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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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처음엔 우리처럼 작은 회사였잖아요. 꿈을 키워야죠.” 9일 영남대 상경대 건물 238호. 이 대학 국제통상학부 4학년생 7명은 지난달 12일 이곳에 무역대행 전문회사인 ‘PK 월드’를 설립했다. PK는 Pioneer of Korea의 약자로 무역 분야에서 ‘한국의 개척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올 들어 지역 대학에는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학생 창업을 비롯해 기업 연구소가 아예 대학 안으로 들어오는 등 ‘대학과 기업의 짝짓기’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남대 학생들은 2003년 9월 교내 전자무역 전문가 양성과정에 참여하면서 국제무역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

1년 동안 수출 아이템을 선정하는 일부터 바이어 발굴과 관리 등 무역실무를 익힌 이들은 내친김에 회사를 직접 설립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올 3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중소기업 제품 박람회에 참가한 이들은 현장에서 100만원어치를 파는 작지만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학생들에게 기업 설립의 촉매제가 됐다. 내년 3월까지 이 업체가 예상하는 매출액은 1500만원.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의 순이익을 내 7명이 성과급으로 나눠 가질 계획이다.

대표이사를 맡은 강희철(姜熙哲·25) 씨는 “한 달 동안 회사를 운영해보니 국제무역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됐다”며 “수출이 막히면 나라의 장래가 어두운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국제경쟁력을 키우도록 온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국내 286개 중소기업의 상품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확보한 이들은 기업과 해외바이어를 연결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에는 훌륭한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수출 거래선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경일대 기계자동차공학부 연구동에서는 대구 성서공단과 경북의 경산, 영천, 칠곡 등지에 있던 중견 중소기업 연구소 8곳이 한꺼번에 문을 열었다. 대학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연구 흐름을 제공하고 기업은 학생들에게 생생한 기업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게 목표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영천의 ㈜한중 김환식(金煥植·47) 대표는 “중소기업은 좋은 기술 아이템이 있어도 연구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제품 개발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에 설립한 연구소는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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