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번 임원은 영원한 임원”

  • 입력 2005년 4월 25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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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가 만족해야 그룹이 발전한다.”

삼성그룹이 주요 임원뿐 아니라 퇴임 임원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리에 나서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른 그룹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파격적인 복지혜택이 관심을 끈다.

▽퇴임 후 최소 4년 보장=삼성은 최근 퇴직임원 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회사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퇴직 임원들을 섭섭하게 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사실 이것에 실패해 나중에 경영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다른 그룹들에서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직한 사장급 임원들에게 기본적인 급여와 함께 비서, 사무실 차량 등을 제공하는 기간을 최근 2배가량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2, 3년이었던 ‘전관예우’ 혜택이 평균 4, 5년으로 늘어났다.

▽빌라, 아파트, 외제자동차까지=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무급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에 짓는 삼성 임원 아파트 청약 기회를 줬다.

2개동 210여 가구로 구성된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평당 1200만 원 선으로 주변 시세보다 훨씬 낮다.

50평이 넘는 대형 아파트로 분당의 주변 아파트 시세를 감안하면 분양 자체가 적지 않은 혜택이라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은 또 강원 평창군 보광 휘닉스파크 리조트 단지 안에 삼성 계열사 CEO들을 위한 빌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사장들에게 콘도나 별장 용지로 분양되는 규모는 한 사람당 200평 남짓. 분양받은 사장들은 자신이 자재비와 건축비를 부담해 원하는 별장을 지을 수 있다.

사장들은 원하면 외제자동차를 탈 수도 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8000만 원에 추가로 본인이 돈을 보태면 된다. 퇴임 때는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 회사로부터 차를 살 수 있다.

삼성전자 등 주가가 많이 오른 회사의 임원들은 회사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행사로도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삼성의 임원관리 전략이 주는 ‘메시지’=삼성이 주요 임원들에게 급여 외에 적지 않은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성과와 보상’을 철저히 연계하는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불투명할수록 CEO 관리는 강화되는 추세”라며 “핵심 인재들에 대한 보상을 철저히 할수록 경영위험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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