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시 경영’주력 LG CNS 정병철 사장

  • 입력 2005년 4월 25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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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선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열심히 도전하라. 나는 여러분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LG CNS 정병철(鄭炳哲·58) 사장은 경영에서 ‘사람’을 가장 중시한다. 1998년부터 LG전자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다가 2003년 1월 LG CNS의 최고경영자(CEO)로 옮기면서 그는 “어떻게 하면 이 회사를 근무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정 사장은 “정보기술(IT) 회사인 우리 회사는 사람이 경영의 전부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재계에서 ‘재무통’으로 불린다. LG화학 자금부장(1978년)과 경리담당 이사(1987년), LG반도체 전무(1989년), LG전자 CFO 등을 거치면서 LG그룹 주력회사의 자금을 도맡아 관리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이 ‘헌신적인 인재 육성자’로 불리기를 원한다.

“회사 직원 5800명 가운데 여성이 1200명이 넘습니다. 과장 이상 관리자급 2400명 중 여성은 350명입니다. 철저히 성과중심으로 인사를 하다보니 여성 비율이 자연스레 높아지더군요.”

프로젝트 매니저에서 시스템 엔지니어,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컨설턴트, 인사관리(HR) 매니저 등 여성이 없는 직군이 없을 정도로 여성 파워가 막강한 회사다. 이사회에 참석하는 여성 임원도 3명이다.

남산 3호 터널 입구의 우리은행 본점 앞에 있는 LG CNS 사옥(옛 아시아나항공 빌딩) 2층엔 ‘LG CNS 어린이집’이 있다. 이달 6일 개소한 어린이집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맡겨놓을 수 있다. 19명의 어린이들이 아침마다 엄마를 따라 여기로 온다.

“작년 6월 사내 전자통신망에 ‘Jung's Cafe’라는 이름으로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나의 직장경험과 함께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죠. 직원들이 저에게 궁금했던 것을 e메일로 보내오고 수시로 대화합니다.”

소주 1잔을 마시면 30분 뒤에 바로 잠들어 버릴 정도로 술은 입에 못 대지만 정 사장은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다. 기술사 시험에 합격한 직원에게 축하카드를 보내고, 과장 승진자 400명과 가족들을 초대해 강남의 한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 같은 사람중시 경영의 성과는 바로 수치로 나타났다. 사장 취임 전인 2002년 매출 1조1600억 원, 경상이익 146억 원이던 회사를 지난해엔 매출 1조4621억 원, 경상이익 653억 원의 알짜회사로 만들어 놨다. 인재를 중시해 업계에서 ‘IT 사관학교’로 불리는 LG CNS. 정 사장은 1시간 30분 인터뷰 내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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