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달라! ‘전용’이니까”…일반제품과 기능 비교해보니

  • 입력 2005년 3월 24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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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데 전용 화장지, 드럼세탁기 전용 세제….’ 전용(專用) 제품이 늘고 있다. 전용제품이나 일반제품이나 겉에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가격은 전용제품이 훨씬 비싸다. 전용제품에는 일반제품에 없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비싸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일반제품과는 기능면에서 얼마나 차이가 날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몇 가지 전용제품과 일반제품을 비교해봤다.》

▽비데 전용 화장지=대한펄프의 ‘비데 후엔’은 비데 전용 화장지다. 비데를 사용하고 난 뒤 물기 젖은 엉덩이를 닦을 때 편리하도록 만들어졌다. 일반 화장지는 물이 묻으면 금방 풀어지고 엉덩이에 달라붙어 불편하다. 일반 화장지가 m²당 15g인 데 비해 이 제품은 20g이다. 그만큼 두껍다. 물이 닿으면 5초 정도 지나야 풀어진다. 화장지 폭도 기존 98mm보다 넓은 110mm다. 하지만 건조기능이 달려있는 비데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굳이 비데 전용 화장지를 사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가격은 전용 화장지(42m×24롤)가 1만5500원. 일반 화장지(55m×24롤)는 1만1500원.

▽드럼세탁기 전용 세제=LG생활건강과 애경, CJ 등 여러 회사가 만들고 있다. 드럼세탁기에 일반세제를 넣어 사용하면 거품이 많이 발생해 드럼세탁기의 세탁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드럼세탁기는 통 안에서 세탁물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세탁을 하는 데 이때 거품이 너무 많으면 낙하속도가 줄어 때가 덜 빠진다는 것. 드럼세탁기 제조회사도 전용 세제 사용을 권장한다. 그러나 일반 세제도 사용량을 줄이면 드럼세탁기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용 세제는 일반 세제에 비해 70∼80% 비싸다.

▽유아 전용 칫솔=오랄비와 LG생활건강 등이 유아전용 칫솔을 만들고 있다. 기존 어린이용 칫솔로 뭉뚱그려 있던 제품군을 3세 이하, 3∼6세, 6∼9세 등으로 세분화했다. 치아 크기에 따라 칫솔 머리의 크기가 모두 다르다. 어금니가 있는 3∼6세 아이들이 어금니를 닦기 쉽도록 칫솔 모(毛) 끝부분을 길게 만들어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한다. 칫솔질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엄지손가락으로 잡아야 할 부분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LG 유아 전용 칫솔은 개당 2500원으로 일반 제품에 비해 700원가량 비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용 타이어=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가 SUV용 전용 타이어를 만들고 있다. 차량이 출고될 때 지름 15∼16인치 타이어가 장착돼 있지만 전용 타이어는최대 26인치까지 나와 있다. 전용 타이어는 바퀴 지름과 폭을 늘려 접지 능력을 향상시킨 게 특징. 접지력이 좋아지면 제동거리가 줄어들고 방향을 틀 때 편리하다.가격은 크기에 따라 개당 18만∼150만 원으로 일반 타이어(10만 원 안팎)에 비해 비싸다. 그러나 전용 타이어를 장착하면 일반 타이어에 비해 연료가 더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MP3플레이어 전용 이어폰=소니코리아가 판매하고 있다. 목걸이 형태의 MP3플레이어가 많은 점에 착안해 목걸이 줄과 이어폰 줄이 엉키지 않도록 고안됐다. 실리콘으로 만든 별도의 귀마개가 있어 걸어가면서 음악을 들어도 이어폰이 잘 빠지지 않는다. 이 실리콘은 외부의 잡음을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용 이어폰은 MP3파일 재생 기능을 개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음질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줄이 엉키지 않는 등 편의성만 개선된 제품이다. 전용 이어폰 가격은 5만4800원. 동급 일반 제품은 4만 원 후반대다.

▽디지털카메라 전용 건전지=에너자이저코리아가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에 일반 알카라인전지를 넣으면 50장 정도밖에 찍지 못하지만 이 전지(AA사이즈)를 사용하면 7배 이상 많이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는 리튬전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가격은 2개 6000원으로 일반 알카라인 전지에 비해 3∼4배 비싸다. 디지털카메라 전문사이트 디시인사이드 박진홍 팀장은 “AA사이즈를 쓰는 카메라가 많지 않은 것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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