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예금서 CD로 몰린다…예금잔액 1년새 5조 감소

  • 입력 2005년 3월 13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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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은행 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에는 뭉칫돈이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은행의 예금 잔액은 532조6360억 원으로 1년 사이 5조5910억 원 줄었다. 은행 예금이 감소한 것은 한은이 이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주요 예금상품의 수신액이 줄었지만 CD에는 계좌당 5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대거 유입됐다.

5억 원 초과 CD 계좌는 2003년 말 4100계좌 33조8360억 원에서 작년 말 5300계좌 40조2770억 원으로 계좌 수와 금액이 각각 28.3%, 19.0% 늘었다.

한은은 “일부 은행이 원화 유동성비율을 높이고 수신을 늘리기 위해 거액 CD 발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수요 면에서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거액 자산가들이 만기가 30일 이상으로 짧고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데다 일반 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CD에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CD는 2001년부터 예금보호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대부분의 은행 예금상품은 수신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말에 비해 정기예금은 1340억 원, 저축예금은 2조9650억 원, 기업자유예금은 4조4190억 원이 각각 줄었다. 금전신탁도 1년 새 10조2360억 원 감소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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