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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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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의 생각은 이렇다. 사내 소수그룹을 활성화해 사회의 다양한 소비자 집단에 대한 ‘예비 시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토로라 본사는 이들을 시장 조사와 제품 호감도 조사에 활용해 연간 수백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작은 첫발, 큰 기대=2일 오전 9시 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모토로라코리아 본사 회의실. 50여 명의 여성 임직원들이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자리를 채웠다. 이날 모토로라코리아는 ‘여성사업회의’라는 부서를 출범시켰다.
다른 회사에 흔히 있는 여직원 모임이 아니다. 3000여만 원의 독립 예산으로 운영되며 상무급 임원이 활동을 책임진다. 연간 사업결과를 매년 임원회의에 보고해야 할 의무도 있다.
조주연(36·여) 상무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2003년부터 모토로라코리아에서 마케팅담당 상무로 일하고 있으며 미국 본사에서 디자인기획팀 부장으로 2년간 근무했다. 한국에서 여성사업회의의 탄생을 이끈 주역이다.
조 상무는 “모토로라 본사는 ‘다양성 존중’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모토로라코리아는 한국 대기업의 평균 여성 임직원 고용비율 22.8%에도 미치지 못하는 16%의 여성만 고용하고 있다”며 “여성사업회의가 회사문화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존재 자체가 의미=여성사업회의를 추진한 모토로라코리아 임직원들은 이 부서의 설립 자체가 이미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젠 사내 문화에 대한 설문조사처럼 사소해 보이던 일상도 사업 기록으로 남게 된다. 여성들에 대한 남성 사원들의 말 한마디도 기록돼 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남성 위주의 문화가 바뀌게 되리라는 설명이다.
유병문 전무는 “여성 사원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다”며 “남성들도 은연중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시장의 절반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기업문화는 아직 남성 위주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주류. 모토로라코리아의 작은 실험이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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