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휴대전화 WCDMA 시장 ‘이변’…LG전자, 노키아 눌렀다

  • 입력 2005년 2월 15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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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부문에서 부동의 세계 1위인 노키아와 5위의 LG전자.

둘을 맞세운다면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른다. 그러나 두 회사의 지난해 행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대비되는 부분이 있다.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과 고객을 위한 ‘맞춤 생산’. 두 업체의 전략은 확연히 달랐고 실적도 엇갈렸다.

▽LG전자의 급상승=15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세계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방식 휴대전화 시장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시장점유율은 21.5%. 동영상 통화가 가능한 제3세대 WCDMA 휴대전화 시장은 아직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2003년 4분기 5.6%이던 점유율을 지난해 4분기 7.1%로 높였다. 메이저 휴대전화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노키아는 지난해 부진했다. 2003년 4분기 34.6%에 이르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는 28.5%까지 떨어졌다. 이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시가 총액이 절반으로 꺾였다. 시장점유율은 하반기에 다소 회복됐지만 2003년 수준에 아직 못 미친다. WCDMA 휴대전화 시장에선 9%의 점유율로 4위에 머물고 있다.

▽무엇이 명암(明暗)을 갈랐나=노키아의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 휴대전화 모델의 종류를 몇 가지로 제한해 대량 생산하는 전략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그 반대였다. 철저하게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의 입맛에 맞게 단말기를 만들었다.

특히 LG가 주목한 업체는 2003년 세계 최초로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한 허치슨. LG는 허치슨이 원하는 휴대전화를 개발하기 위해 초기 제품 기획과 디자인 단계부터 참여했다. 1 대 1 채널을 만들어 의견을 교환하고 허치슨 전담 조직까지 새로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허치슨에 WCDMA 휴대전화 350만 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성사시켰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전망=노키아도 지난해 하반기 들어 고집을 꺾었다. 연구개발(R&D) 조직을 서비스 업체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도록 개편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월 10일자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이 2007년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빈자리를 채울 가장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로 LG전자를 꼽았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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