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SUV ‘가격파괴’…3000만원대 잇단 상륙

  • 입력 2005년 1월 31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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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SUV 마니아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수입 SUV가 3000만 원대에 나오고 있는 것.

국산 SUV의 대표 주자인 기아자동차 쏘렌토나 쌍용자동차 렉스턴의 옵션 포함 가격이 3000만 원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포드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이스케이프 2.3XLT’는 3690만 원. 최고 출력 155마력, 최대 토크 21.0kg·m를 내는 2300cc급 엔진이 장착됐으며 상시(常時) 4륜구동형이다. 미국산 차량의 단점으로 꼽혔던 연비도 개선돼 L당 10km를 달릴 수 있다. 미국에서는 젊은층과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은다.

포드코리아 정재희 사장은 “이스케이프는 기존 3000cc급 4개 모델에 2300cc급이 새로 추가돼 다양한 라인업이 구축됐다”며 “2.3XLT는 가격면에서 한국산 차량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혼다코리아 CR-V도 3390만 원으로 한국 자동차 회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최고 출력 160마력, 최대 토크 22.4kg·m를 내는 직렬 4기통 2400cc급 엔진이 탑재돼 있다. 일본차 특유의 정숙성이 특징이며 스마트 에어백과 급제동이나 급회전 시 미끄러짐을 방지해주는 VSA시스템 등 안전장치를 갖췄다.

지프 랭글러는 수입 SUV 가운데 가장 싼 3330만 원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배기량은 3960cc이며 최고 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는 29.5kg·m이다. 정통 오프로드용 차량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외관이 그대로 남아있다.

수입 SUV가 가격 경쟁을 시도하자 국내 메이커들은 각종 옵션과 유지비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쏘렌토는 풀 옵션을 채택한 가격이 3302만 원에 이르지만 수입 SUV에는 없는 내비게이션시스템 등을 갖춘 점을 내세웠다. 쌍용차도 렉스턴의 최고가(最高價) 모델이 4000만 원을 넘지만 경유 차량이어서 휘발유를 쓰는 수입 SUV보다 유지비가 낮고 7인승이어서 2007년까지는 세제(稅制)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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