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개 벤처 경영 확 벗긴다…정부, ‘이상 열풍’ 판단

  • 입력 2005년 1월 2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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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작년 말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코스닥시장이 ‘이상 열풍’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1999년 벤처 열풍 때 코스닥시장에서 횡행했던 ‘묻지 마 투자’가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7000여 개에 이르는 벤처기업을 전부 조사해 경영 현황을 투자자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코스닥 이상 열풍에서 투자자를 보호하라=정부는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벤처업계를 살려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최근의 코스닥 급등 현상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올해 들어 이상 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는 코스닥시장을 비정상적인 상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24일 간부회의에서 “최근 코스닥시장이 이상 급등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작전세력의 개입은 없는지 등을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바람직한 벤처 투자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벤처기업에 대한 종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해 7000여 개 벤처기업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벤처기업의 기술수준을 평가하고 신용등급까지 부여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은 5년 전 코스닥 거품과 닮았다=지난해 12월 말 이후 코스닥시장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작년 12월 28일 370.77이었던 코스닥 종합지수는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이달 24일에는 472.75로 27.5%나 올랐다. 코스닥 종합지수가 47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4월 28일(478.70) 이후 9개월여 만이다.

25일과 27일에 소폭 떨어졌지만 상승 동력이 꺾이지는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거래대금도 크게 늘어났다. 26일 코스닥 거래대금은 2조2573억 원으로 2003년 7월 8일(2조1382억 원) 이후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스닥시장 상황이 1999년에 시작된 코스닥시장 상황과 여러 측면에서 닮았다고 지적한다.

당시 코스닥시장의 활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개장과 함께 종목 절반 이상이 상한가를 쳤다. 상한가 행진이 며칠 동안 계속되면서 5000원짜리 주식이 10배인 5만 원까지 오르는 것도 부지기수였다. ‘묻지마 투자’ 바람이 일었지만 2001년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한화증권 이종우(李鍾雨) 리서치센터장은 “벤처기업에 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예전과 같은 시행착오를 다시 겪지 않으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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