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姜信浩)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전경련 회장단 및 고문 8명은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으로 이 회장을 찾아가 “경제가 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며 차기 전경련 회장 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폐암 치료 등으로) 1∼2년 정도 더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하며 삼성그룹도 올해 성장전략을 강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여서 삼성과 전경련 양쪽에 모두 충실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며 “추대를 재고(再考)해 달라”고 말했다.
모임이 끝난 뒤 현명관(玄明官)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이 회장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회장단과 고문들이 1시간 동안 설득한 끝에 이 회장으로부터 ‘신중히 생각해 보자’는 답을 들었다”면서 “회장단은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2월 중순까지 이 회장의 답변을 기다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원로들이 찾아와 부탁한 데 대해 예의를 갖추기 위한 말일 뿐 이 회장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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