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멜팅포인트’ 실제가치 넘어서

  • 입력 2005년 1월 10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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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을 만드는 데 쓰이는 구리와 아연의 국제시세가 급등하면서 10원짜리 동전이 ‘멜팅 포인트(Melting Point)’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0원짜리 동전을 만드는 데 사용된 금속의 실제 가치가 액면금액보다 비싸진 것을 의미한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원짜리 동전은 구리 65%, 아연 35%의 비율로 주조되고 있으며 국제원자재 시세를 기준으로 한 10원짜리 동전의 소재가격은 2003년 말 개당 9.0원에서 작년 말에는 12원 안팎으로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의 국제가격(런던시장 기준)은 2003년 말 t당 2318달러에서 작년 말 3264달러로 40% 이상 급등했다.

10원짜리 동전은 1966년 처음 발행될 당시 구리 88%, 아연 12%의 비율로 주조됐으나 구리 가격 상승으로 멜팅 포인트에 근접하는 상황이 닥치면서 1970년 7월 합금 비율을 현재와 같은 구리 65%, 아연 35%로 조정했다.

현재 거의 통용되지 않는 1원, 5원짜리 동전도 멜팅 포인트를 넘어서면서 동전 소재를 바꾸거나 합금 비율을 조정했다.

1원짜리는 1968년 황동에서 알루미늄으로 바꿨으며, 5원짜리는 1970년 종전 동 88%, 아연 12%에서 동 65%, 아연 35%로 값싼 소재의 비중을 높였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동전을 녹이고 소재를 추출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녹여서 얻은 구리와 아연을 내다팔더라도 신품 시세의 70%에 불과한 중고가격밖에 받을 수 없다는 것.

따라서 10원짜리 동전의 실질 멜팅 포인트는 동전의 용융 추출비용과 소재의 시중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산출될 수 있으며 그렇게 따져볼 때 실질 멜팅 포인트는 액면금액인 10원을 몇 배나 웃돌게 된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한은은 “멜팅 포인트를 훨씬 초과하는 상황이 되면 합금비율을 조정하거나 동전의 크기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은 액면금액이 높아 멜팅 포인트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멜팅 포인트:

멜팅 포인트는 동전의 소재로 쓰이는 금속의 시세가 동전의 액면금액과 똑같아지는 시점을 뜻한다. 소재 가격이 액면금액보다 비싸지면 동전을 녹여 다른 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녹인다’는 용어를 쓴다. 그러나 추출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실제 동전을 녹인 사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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