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할 일 많지요” 삼성전자 ‘봉사짱’ 빈명은씨

  • 입력 2004년 12월 28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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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봉사짱’으로 불리는 빈명은 씨. 수원=이재명 기자
삼성전자에서 ‘봉사짱’으로 불리는 빈명은 씨. 수원=이재명 기자
삼성전자 경기 수원VD사업부에서 근무하는 빈명은 씨(22·여·사진)는 삼성전자 내에서 ‘마음짱’ ‘봉사짱’으로 불린다.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봉사활동을 하며 보내기 때문이다.

빈 씨가 봉사활동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 수원VD사업부 여사원회의 봉사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매주 금요일 봉사팀을 이끌고 경기 수원시 수원역 근처에 있는 비인가 복지시설 ‘아멘 나눔의 집’을 찾는다. 이곳에는 고아와 노숙자, 장애인 등 2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빈 씨는 아이들에겐 선생님으로, 노숙자와 장애인에겐 딸로 통한다.

3주에 한 번씩은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의 무의탁노인을 찾는다. 그동안 모은 폐품을 전달하고 말벗이 되어 드린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은 시각장애인과 함께 보낸다.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에서 주관하는 ‘마음속 영화보기’ 행사의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영화의 장면을 일일이 말로 시각장애인에게 설명해 준다.

두세 달에 한 번씩은 각종 복지시설이 모여 있는 경기 가평군의 꽃동네를 찾는다. 지난해 연말 휴가 때 3박4일간 꽃동네를 찾은 것이 인연이 됐다. 자주 찾아가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꽃동네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 수시로 편지를 쓰는 일도 잊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민간구호단체를 통해 알게 된 광주의 한 중학교 1학년 소녀가장의 후견인 역할도 맡고 있다. 적은 금액이지만 그가 매달 후원금을 보내는 단체만도 5곳에 이른다.

그래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그는 올해 추석 연휴에는 홀로 한센병(나병) 환자가 모여 사는 소록도를 찾아가 자원봉사를 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오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록표를 내밀었다. ‘풀코스 완주, 기록 5시간 30분.’ 지난해 5월 마라톤을 시작해 지금까지 두 차례 풀코스(42.195km)를 완주했다는 그는 “봉사활동은 마음 못지않게 체력이 중요해 마라톤을 시작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빈 씨의 새해소망은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봉사를 하는 것. 당장 내년 설 연휴에는 인도 콜카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 수녀의 집’으로 자원봉사를 떠날 계획이다.

현재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생이기도 한 빈 씨는 대학원까지 마치면 국제봉사단체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수원=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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