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성공 아이디어 제품]“외국인 취향에 맞췄어요”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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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는 자물쇠를 달고, TV에는 코란 기도문을 내장한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엽기적인 제품’들을 만들어 수출에 성공한 사례를 담은 책자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무역연구소는 26일 철저한 현지화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제품들을 소개한 ‘10인 10색의 제품 차별화 전략’을 발간했다. 무역연구소는 책자에서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생활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소비자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고객 지향적인 자세가 필수적”이라고 소개했다.》

중동 지역의 경우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자물쇠가 붙어 있는 냉장고를 제작해 수출하고 있다. 하인들이 함부로 음식물을 꺼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또 TV에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기도문을 내장해 호평을 받았다.

LG전자도 중동 수출용 냉장고에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대추야자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확보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자물쇠 있는 냉장고. 가운데 작은 구멍(원 안)에 열쇠를 넣고 돌려야 문이 열린다. 사진 제공 대우일렉트로닉스

또 휴대전화에 이슬람교의 성지(聖地)인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소프트웨어’와 하루 5번 예배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기능을 내장했다.

매일유업은 중동의 독특한 음식문화로 인하여 유아들이 비타민과 타우린 결핍증에 시달린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강화한 분유를 선보였고, 기아자동차는 성지 순례 전용 버스를 개발했다.

인도 수출용 제품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있다. LG전자의 TV에는 현지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크리켓 게임 기능이 장착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열악한 현지 도로 사정을 감안해 상트로(아토스 현지모델)의 경적 소리를 키웠고, 우기(雨期)에 대비해 방수 기능도 높였다.

이 밖에 로만손은 러시아 수출용 시계를 위해 분홍색의 ‘러시안 골드’ 도금 방법을 개발했다. 러시아 소비자들이 ‘핑크 골드’를 선호하는 취향을 반영한 것.

또 동원F&B는 김을 술안주와 간식으로 먹는 일본 소비자들을 겨냥해 김치나 겨자 맛이 나는 김을 내놓았다.

무역연구소는 “효과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 반영 △제품 개발 뒤에도 끊임없는 현지화 전략 실행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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