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1조2000억 분식회계

  • 입력 2004년 12월 16일 01시 51분


코멘트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억 달러(약 2235억 원)를 포함해 2000년 한 해 모두 1조2000억 원의 분식(粉飾)회계를 한 사실이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는 남북 정상회담 관련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특검에서 드러난 2억 달러를 포함해 올해 3월 감사보고서에서 스스로 밝힌 오류 6224억 원 보다 많은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돈 이외의 9765억 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16일 “현대상선의 2000∼2003년 재무제표를 감리한 결과 2000년에 1조2000억 원의 분식회계가 이뤄졌으며 1800억 원은 계정과목이 잘못 기재되는 등 모두 1조3800억 원에 대한 회계기준 위반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금감원 윤승한(尹勝漢) 회계감독1국장은 “매출액을 허위로 계상하거나 매출 원가를 누락하는 방법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나머지 돈에 대한 사용처와 분식 경위는 관련 자료와 당시 관계자가 모두 없어져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올해 3월 2003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전기오류 수정(지난 회계연도에 잘못한 회계 처리를 바로잡는 것)을 통해 6224억 원의 분식을 해소하는 등 최근까지 분식 액수의 대부분을 해소했다.

금감원은 “일부 해소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는 금감원과 회계법인 사이에 이견이 있어 15일 감리위원회와 22일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금감원의 조사를 받았지만 이미 알려진 6224억 원보다 분식 액수가 많다는 결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태한 기자 freewil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