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대비 원화 환율 급등

  • 입력 2004년 12월 8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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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원 오른 1058.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상승 폭은 지난해 10월 14일 19.4원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042.7원으로 개장한 뒤 장중 내내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은행 자금운용실 나우식(羅宇植) 과장은 "그 동안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빨랐다고 판단한 역외투자자들과 원유 수입 결제대금을 구하려는 국내 정유사들이 달러를 대거 사들이면서 환율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콜 금리 인하 기대와 LG카드 문제도 환율 상승 폭을 키웠다.

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는 이날 "LG그룹이 지원하지 않는다면 LG카드를 청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나 LG전자는 "추가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LG카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해 한국에 대한 투자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 달러 '사자' 주문이 늘었다.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환율 반등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 이덕청(李德淸) 경제채권팀장은 "국내적인 요인만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세가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오늘 환율 반등은 지난달 24일부터 102엔선으로 떨어졌던 엔-달러 환율이 이번 주 들어 103엔선을 회복한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鄭永植) 수석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약세가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원화 환율은 높은 수준"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소폭 오른 뒤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주가는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나흘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67포인트(1.24%) 오른 871.74로 마감돼 이틀 만에 870선을 회복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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