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종무식 아이디어

"직원 여러분 한 해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기업들이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종무식, 송년 모임을 앞 다퉈 기획하고 있다. 불황에다 감원한파로 흉흉한 분위기를 추슬러야 하는 기업들은 술 마시는 모임보다는 정성과 아이디어가 담긴 이벤트를 통해 직원들에게 '당신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

태평양 내 샴푸, 치약을 총괄하는 매스뷰티사업부는 20일을 전후해 '두피마사지 종무식'을 갖는다. 상무, 부장 등 관리직이 나서서 자사 제품인 '댄트롤 샴푸'로 팀원 20여명의 머리를 감겨주는 주고 어깨, 등, 손, 발마사지를 해주는 것. 관리직은 이번 행사를 위해 이달 초부터 점심시간에 마사지 전문가에게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마사지법' 강의를 듣고 있다.

댄트롤 브랜드 매니저 양정선 과장은 "올 한 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이디어를 짜 내느라 스트레스를 받았을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태평양은 또 13일부터 연말까지 서울 용산 본사에서 팀장들을 대상으로 염색과 스타일링을 해준다.

제대혈 업체인 메디포스트는 양윤선 사장 집이 송년회 장소로 공개된다. 계약직, 연구소 직원을 제외한 본사 직원 30여명이 각자 음식 한 가지를 들고 오는 '포트럭 파티'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송년회를 통해 메디포스트 직원들은 '칭찬 릴레이'를 벌일 방침.

양 사장은 "1년간 자신을 되돌아보고, 서로의 좋은 점을 발굴해 사기를 높여주는 게 송년모임의 취지에 맞을 듯해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가족행사가 열리는 곳도 많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임직원과 가족들이 참가해 가족 대항 게임을 벌이는 송년회를 기획하고 있다. 이향림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한 해 동안 열심히 일한 직원과 그 가족들에게 보답해야한다"며 행사 준비와 진행을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화장품 회사 비엔뷰티는 직원들이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뮤지컬 공연을 보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한다.

제주신라의 경우 10여명의 스파 직원들이 서로에게 100만원이 넘는 스파 트리트먼트를 해주는 것으로 종무식을 대신한다. 5시간에 걸친 스파 행사가 끝난 뒤 차를 한 잔 하면서 서로에 대한 평가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롯데백화점은 유통업체의 특성을 살려 직원 원가행사를 벌인다. 본점의 경우 20일 직원식당에서 잡화 완구 아동복 의류 등을 40~60% 할인해서 판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