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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1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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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고교 출신으로 BMW코리아 최고경영자(CEO) 및 BMW 독일 본사 임원에 오른 김효준(金孝俊 사장이 중학교 강단에 섰다.
19일 서울 종암중학교에서 이 학교 3학년 473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역정을 소개하며 ‘합리적인 진로 선택’을 주제로 강의한 것.
이번 강의는 종암중 3학년 1반 담임인 김선희(金鮮希) 교사의 개인적인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교사는 10월 초 김 사장에게 e메일을 보내 “막연히 대학 진학만을 인생의 유일한 목표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인생 진로를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부진한 학력 수준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고등학교로만 내몰리는 학생들에게 김 사장의 경험을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김 교사는 “평준화 이후 학생들의 실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인문계 고교에 들어가기는 더 쉬워졌다”며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의 학력과 소질을 감안해 실업계를 선택하라고 권유하면 항의까지 하는 형편이어서 김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고 자신의 인생과 사회의 변화를 소개하는 강의를 맡기로 했다.
그는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옛 삼보증권과 미국계 화재보험사인 하트포드, 미국계 제약사인 신텍스(현 로슈)를 거치면서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재무 노하우와 영어를 익혀 BMW코리아 대표이사에 오른 경험을 설명했다.
김 사장은 “10대에 중고교를 다니고 20대에 대학을 나와 직장을 잡는다는 공식은 어느 곳에도 없다”며 “밑바닥부터 배우는 자세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성공은 나도 모르게 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부를 제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공부를 계속하고, 아니면 과감히 다른 쪽에 눈을 돌려 미래를 준비하는 선견지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게임시나리오 작가, 인터넷 사업 총괄 책임자, e메일 채널 전문가 등 신종 직업이 각광받는 시대가 오고 있는 만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신중히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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