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환율 전쟁’…경상적자 해결 위해 弱달러 정책 지속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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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후 ‘달러화 약세정책’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유로화, 엔화 등 각국 통화가치가 일제히 치솟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가치 상승)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아 이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전날보다 1.70원 떨어진 달러당 1103.6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원화 환율은 외환위기가 시작되던 1997년 11월 24일(1085.0원) 이후 약 7년 만의 최저치다.

일본 도쿄(東京) 외환시장의 엔-달러 환율도 지난달 초 달러당 111엔 선에서 9일에는 105엔대로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유로화도 강세를 보여 지난 주말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유로당 1.2972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8일 유로당 1.2969달러(달러당 0.7710유로)로 주춤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8일 “유로화 강세는 유로지역의 경기회복세를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은 8월에 월간 기준 사상 두 번째의 무역적자(540억달러)를 보인 데 이어 연간 재정적자도 사상 최대인 4125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미 정부가 달러화 약세 정책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도 최근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 관계자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수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만약 위안화가치가 오르면 원화가치도 동반 상승해 달러당 1100원 돌파는 시간 문제이며 달러당 1000원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문석(吳文碩)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최근의 추세를 볼 때 연말에는 달러당 원화 환율은 1110원대, 내년에는 100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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