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인수 추진… 제과업계 롯데와 양분

  • 입력 2004년 10월 19일 18시 08분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협상이 타결되면 크라운제과는 롯데제과와 함께 국내 제과업계를 양분하게 된다.

19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하는 데 드는 자금 가운데 일부를 공동 제공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날 “지난 주말 크라운제과에 인수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하나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도 인수자금 지원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운제과는 9월부터 군인공제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태제과의 대주주인 UBS캐피털 등 외국인투자자들로부터 해태제과를 인수하기 위한 비공개 협상을 벌여왔다.

크라운제과측은 “UBS캐피털 등과 인수가격 등 매각조건을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양측은 6000억원 안팎에서 인수가격을 절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할 경우 국내 과자시장은 롯데(40%) 크라운-해태(35% 선)가 양분하고 오리온(25% 선)이 뒤따르게 된다. 해태제과는 껌, 빙과류 등 크라운제과에 없는 품목을 갖고 있어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상태.

황호성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크라운이 롯데급으로 커지면 유통채널에 대한 협상력이 올라가 경쟁사들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양사의 중복되는 품목이나 영업조직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영업력은 달라지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1997년 부도를 낸 뒤 법정관리를 받던 중 2001년 제과사업 부문을 UBS캐피털이 주도하는 외국계 컨소시엄에 4150억원에 매각했다. 건설·중공업 부문은 청산법인인 하이콘테크로 돼있다.

해태제과는 2004회계연도(2003년 7월∼2004년 6월)에 매출 6455억원, 당기순이익 329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크라운제과는 1998년 화의에 들어간 지 5년 만인 지난해 8월 화의에서 벗어났으며 지난해 매출 2827억원, 순이익 102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매출 1419억원, 순이익 6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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