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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1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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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표(金成杓)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노사신뢰 속에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면서도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기업만이 장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진화(進化)’하는 기업=1954년 창립해 ‘정장 구두’ 한 우물을 파온 금강제화는 1973년 국내 처음으로 캐주얼 구두 ‘랜드로바’를 내놓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또 1994년에는 발이 너무 크거나 작아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한 맞춤매장을 선보였다.
이처럼 장수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관대하다. 무리는 하지 않되 핵심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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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金鈗) 삼양사 회장은 삼양의 ‘장수 비결’에 대해 “레볼루션(Revolution·혁명)은 없었다. 하지만 이볼루션(Evolution·진화)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일모직이 장수한 비결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10년마다 변한다’는 모토 아래 직물-의류-화학-전자재료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1943년 창립한 한국도자기는 어음을 발행하지 않고 현금 결제를 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회사도 설립 후 약 30년간을 차입경영에 의존했다. 한때는 전체 매출액 중 40%를 이자로 냈다.
1973년 차입 경영의 긴 터널에서 벗어난 한국도자기는 이후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세계적인 도자기 회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사원 먼저, 회사 먼저=1933년 창립한 하이트맥주(옛 조선맥주)는 1992년 5월 창립 60주년을 1년 앞두고 당시 30%를 유지하던 시장점유율이 경쟁사인 OB맥주에 밀려 20%대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회사는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마지막까지 직원들을 믿었다. 결국 직원들로 구성된 ‘신제품 태스크포스’는 1년 후 천연암반수로 빚은 하이트맥주를 세상에 내놓았다.
노사의 눈물이 빚은 하이트맥주는 대성공이었다. 하이트맥주가 세상에 나온 지 3년 만인 1996년, 회사는 40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조선맥주는 1998년 사명(社名)을 아예 하이트맥주로 바꿨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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