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범 한국씨티은행 통합작업 가속

  • 입력 2004년 10월 1일 18시 17분


한미은행 박선오(朴善悟) 홍보부장은 일주일에 2시간씩 사무실에서 영국인과 업무를 같이 하며 영어를 익힌다.

한국씨티은행이 공식 출범하면 언제라도 미국 본사 홍보책임자와 1 대 1로 화상 또는 전화로 회의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은행에서 부유층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킹(PB) 책임자들도 싱가포르의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본부에서 온 전문가에게서 교육을 받고 있다.

한미은행 이건홍 로얄프라자 압구정지점장은 1일 “고객의 투자성향을 철저하게 파악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무 설계를 하도록 교육받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1일 한국씨티은행의 출범을 앞두고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한국지점의 통합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장 강조되는 점은 인력과 서비스의 질적인 통합.

하영구(河永求) 한국씨티은행장 내정자는 “새 은행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과 시스템의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본부 책임자들은 상대방의 사무실을 교차 방문해 서로의 독특한 시스템과 상품 등을 비교 연구하고 있다.

하 행장 내정자를 도와 새 은행을 이끌어 갈 경영진의 윤곽도 드러났다.

소매금융부문과 기업금융부문 대표에는 현재 씨티은행 서울지점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리처드 잭슨 대표와 마이클 징크 대표가 각각 내정됐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준법감시 최고책임자는 한미은행 박진회(朴進會), 이인호(李仁虎) 부행장이 각각 맡게 된다.

이달 말까지 지점 통합이 마무리되면 새 은행은 국내 지점 238개와 직원 약 4100명, 자산 66조원을 가진 금융회사로 거듭난다.

하 행장 내정자는 “새 은행의 출범과 함께 장단기 영업전략을 발표하고 새로운 상품 브랜드도 내놓을 방침”이라며 “출범 이후에도 통합 작업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한미은행 노동조합은 경영진이 주도하는 통합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새 은행명 선정과 경영진 구성 등이 직원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이달부터 진행되는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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