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창작애니 개발 ㈜드림픽쳐스21

  • 입력 2004년 9월 14일 2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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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마우스’ ‘디지몬’ 등의 캐릭터 저작권 사용료로 연간 수 백 억원이 미국과 일본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뭔가 ‘작품’이 나올 때가 됐어요.”

6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드림픽쳐스21 회의실.

국내 순수 창작 애니메이션 개발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이 회사의 김일권(40) 사장을 비롯한 직원 30여명이 대형 TV 앞에 모여 MBC방송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레카 삼국지’를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이 회사가 1년여 동안 심혈을 쏟아 제작한 이 작품은 지난주에 이어 이날 2회째 방영된 것. 이 작품은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꿀벌 ‘유비’와 장수하늘소 ‘가누’, 말벌 ‘짱비’, 사마귀 ‘조조’ 등의 캐릭터를 등장시켜 곤충 천적끼리의 치열한 생존 경쟁과 모험을 그리고 있다.

김 사장은 “중간 중간에 고사성어를 내보내고, 환경오염과 권모술수 등에 대한 교훈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시청률이 현재 2%를 밑돌지만 곧 10%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1990년대 중반 초등생 대상의 영어 교육용 멀티미디어를 제작하면서 애니메이션 창작에 본격 뛰어 들었다.

“영어 교재에 맞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면서 깜짝 놀랐어요. 시장조사를 해보니 국내 애니메이션의 95%가 일본과 미국에서 수입됐고 만화책은 일본 일색이더군요.”

당시에도 국내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수 십 개에 달했지만 대개 창작 보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작품을 수출하는데 주력했다는 것.

이 회사는 이후 자체 자금과 기획력으로 창작 애니메이션인 ‘레카Ⅰ’을 출시해 2001년 7월부터 EBS TV를 통해 26회분을 방송했다. 히브리어로 ‘너의 길을 가라’라는 뜻의 ‘레카’는 전국 시청률 7%를 기록했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요르단 등의 공중파 TV에 수출됐다.

김 사장은 “한국적 정서에 맞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창작물을 꾸준히 개발, 부천시가 ‘애니메이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부천시가 220억원을 들여 설립한 ‘경기 디지털 아트 하이브 종합지원센터’에는 이 회사와 RG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고21 등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들이 입주해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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