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정만원(鄭萬源·사진)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국내 우량 기업들이 해외 투기자본에 줄줄이 매각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사장은 특히 “금융당국이 국내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은 유리알처럼 보면서도 SK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소버린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했다”며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도 이제는 해외 투기성 자본과 건전한 투자 자본을 엄격히 가려야 한다”며 현재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인 워커힐과 SK생명, SK증권 등은 반드시 제값을 받고 팔겠다고 다짐했다.
정 사장은 이날의 ‘강성 발언’과 관련해 “전직 공무원으로서 국가 경제의 앞날을 생각해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행정고시 21회 출신인 그는 통상산업부 구주통상과장 등을 지낸 뒤 1994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까지 사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무역부분을 재도약시키고 통합마케팅 사업을 펼치는 등 새로운 성장엔진을 가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주유소 등 6000여개 고객 접점과 2500만명의 고객, 50여개의 상품군을 묶어 고객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한 묶음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개인화된 통합마케팅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이를 위해 올해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정 사장이 사실상 ‘공격 경영’을 선언한 것은 최근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상반기(1∼6월) 경상이익이 214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5%나 늘었다.
그는 중국 진출에 대해서는 “아직 컨트리 리스크(국가 위험도)가 크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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