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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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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장도 겸하고 있는 이 위원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지만 작년 초 공식적으로는 ‘민간기구’인 금감원 직원들이 실시한 차기 금감위원장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런 만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감위와 금감원 중 어느 한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침묵을 지켜왔다.
금감원 고위 간부들도 사석에서 “이 위원장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 것만 해도 금감원으로서는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이 금감위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가속화로 이어질 것을 금감원은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가 ‘나서기 싫어하는 스타일’인 이 위원장을 낙마시키고 대신 추진력을 갖춘 금감위원장을 새로 임명해 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감독체계 개편을 마무리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금감위에서는 “지난달 30일 금감원 노조위원장이 삭발을 한 데 이어 총력 투쟁을 선언한 게 이 위원장에게 충격을 줬다”며 금감원을 압박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내비치면서도 ‘투쟁 의지’를 꺾지 않았다. 금감원 노조는 “이 위원장이 노조위원장의 삭발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달 중순경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반발이 격렬한 만큼 가을 정기국회에서 최종안이 통과될 때까지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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