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코스닥 바닥이 안보인다

  • 입력 2004년 7월 27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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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종합지수가 27일 다시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85포인트(0.82%) 하락한 341.5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3월 17일의 사상 최저치(346.60) 기록을 깨뜨린 전날의 기록을 또다시 갈아 치운 셈이다.

이날 거래대금은 4300억원대로 연중 최저치를 보인 전날(3670억원대)보다 조금 늘었다. 하지만 7월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4450억원대)을 밑돌아 극심한 거래 부진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증시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술주 중심으로 짜여진 코스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은 하락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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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65조원 사라져=27일 현재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27조7800억원. 이는 코스닥지수가 최고치를 보였던 2000년 3월 10일(2834.40)의 시가총액 92조9370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한 규모. 4년여 만에 65조1570억원이 공중으로 날아간 셈이다.

지수 급락의 조짐은 거래 급감에서 감지됐다. 올해 들어 4월 26일 연중 최고치인 491.53에 이를 때까지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6740억∼9770억원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데 6월부터는 550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이달 들어서는 4450억원대로 1000억원 이상 줄었다. 특히 26일의 경우에는 3676억원으로 연중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신뢰 회복이 시급=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전 세계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진 게 코스닥 시장 급락의 일차적인 원인.

우리증권 신성호 상무는 “최근 전 세계 증시에서 업종 동조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미국 등을 중심으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술주가 선도해 온 코스닥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거래소지수가 730대를 버텨낸 점을 감안할 때 최근 급락장의 원인으로 코스닥 시장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중 코스닥 기업의 3분의 1 정도가 대주주를 교체했다”며 “잦은 경영진 교체 등으로 투자자들이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게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KTF 기업은행 등 대형주의 거래소 이전에 따른 코스닥 시장의 공동화(空洞化) △코스닥 주력종목의 수익성 악화 등도 코스닥 약세장의 원인이라는 지적.

▽당분간 약세장 불가피할 듯=문제는 이 같은 약세장이 단기간에 상승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상무는 “기술주에 대한 상승 호재(모멘텀)가 사라진 상태에서 오는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대형 우량주 중심의 개별종목에 선별 투자하는 게 그나마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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