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기업24시/플라스틱 금형제조 ㈜JMP

  • 입력 2004년 7월 13일 2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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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편안한 것만 찾으면 발전이 없지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정신은 세계를 재패할 수 있는 자산입니다.”

인천 남동공단의 플라스틱금형 전문회사인 ㈜JMP의 이영재 사장(53)은 진취적인 사고와 개척정신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경영자로 소문나 있다. 음료, 화장품 등 생활용품 금형 부분 해외수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회사는 국내의 안정적인 판로를 뒤로 하고 다국적기업을 거래선으로 잡고 있다.

금형 단가 등에서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국내업체로부터 제안을 받았지만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신기술을 요구하는 다국적기업을 선택한 것.

“다국적기업은 계속 신기술을 요구하는 등 이만저만 까다로운 것이 아네요. 하지만 그 만큼 기술경쟁력이 생겨 세계의 동종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이 회사는 유니레버,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기업에서 생산하는 베이비로션, 오일 등 각종 용기의 금형과 제작을 맡아 공급하고 있다. JMP의 시장개척 정신은 옛 대우자동차와 거래하던 시절부터 잘 나타난다.

대우차는 1990년 중반 본사가 직접 금형업체와 거래하던 것을 부품업체가 금형업체를 선택해 거래하도록 내부방침을 바꿨다.

같은 협력업체 지위에 있던 부품업체가 금형업체를 하위의 협력업체로 두면서 대금결제가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 때 JMP는 내수시장에 미련을 과감히 버리고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한국의 금형기술을 믿기 어렵다며 문전 박대를 당했다.

그러다 일본 도시바사로부터 수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기회가 날아왔다.

냉장고 야채박스를 잘못 만들어 다급해진 도시바의 담당자가 JMP에 2개월 시한으로 금형제작을 의뢰한 것. 이 때 전 직원이 철야작업을 통해 1개월 만에 금형을 제작해 신임을 얻었다.

이어 세계 자동차부품생산 1위 업체인 미국 델파이사의 문을 두드려 수출을 성사시켰다.

이 회사는 델파이사로부터 금형우선순위 공급업체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어린이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H사의 어린이용 음료인 ‘팬돌이’도 이 회사의 작품. 팬돌이는 국내 처음으로 음료 용기를 캐릭터화한 것으로 금형기술이 제품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상품.

용기 마개를 위로 뽑으면 일정량의 음료만 입에 들어오도록 고안한 이 금형기술 하나로 H사는 큰 매출을 올렸다. JMP는 이 용기에 대해 지금까지 로열티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80억원의 매출액 중 미국, 유럽 등 15개국으로의 수출액이 80억원이다.

이 사장은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회사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며 “기업이 편안한 길만 택하면 세계 기업이 되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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