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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17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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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른바 ‘굴뚝산업’에 속하던 회사들이 기존의 주력사업과는 크게 다른 영화나 음반 등에 진출하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래소 기업인 IHQ는 17일 “드라마 제작업체 ‘김종학 프로덕션’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날 증권거래소가 IHQ의 ‘김종학 프로덕션’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데 따른 것.
IHQ는 지난해 말 란제리 제조업체인 라보라가 연예 매니지먼트 업체인 싸이더스HQ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사명을 바꾼 회사다. 싸이더스HQ는 전지현 정우성 조인성 등 정상급 연예인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연예 매니지먼트 회사. IHQ는 이번 ‘김종학 프로덕션’과의 합병 검토가 싸이더스HQ와의 시너지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치 등 수공구를 만드는 MK버팔로(옛 세신버팔로)는 올해 초 명필름, 강제규필름과 합병했다. 합병으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흥행 성공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모니터 부품 등을 만드는 평화미디어컴(옛 평화일렉콤)은 지난해 말 영화제작사인 스타위즈에 20억원을 출자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산업용 철구조물 제조업체인 신한TS 역시 2월 웰메이드필름 인수절차 진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
전문가들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두 업종의 인수합병(M&A) 시도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 제조업체들로서는 돌파구로써 새로운 사업모델을 빨리 찾아야 하는 상황. 반면 엔터테인먼트 업체로서는 합병시 까다로운 심사를 거치지 않고 상장, 등록하는 우회등록(백도어 리스팅·back-door listing)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합병기업이 부실한 경우 그 결손금을 메울 때까지 순이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혜택까지 덤으로 추가된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양쪽 모두의 필요에 의해 M&A한 뒤 시너지효과는 없이 사업별로 각자의 길을 가는 형태”라며 “회사 성장에 있어서의 효과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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