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건희회장 회동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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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현 정부의 대기업 정책방향 등에 대한 간담회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연합
1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현 정부의 대기업 정책방향 등에 대한 간담회를 마치고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연합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에게 “구조조정본부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구조본의 투명성을 적극 높여갈 것이며 정경유착도 없어질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4대그룹 총수와의 연쇄 간담회를 가져온 강 위원장은 이날 낮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 회장과 만나 현 정부의 대기업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찬을 겸해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강 위원장은 “삼성은 생산의 효율성은 높지만 소액주주 소비자 경쟁사업자 등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 원칙을 지켜달라”며 “협력업체에 납품단가 인하 등 비용을 전가하는 일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그런 면이 있다”면서 정부의 경제 살리기 노력에 삼성이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 위원장은 또 규제완화와 관련해 “예를 들어 영리법인은 학교와 병원을 짓지 못하는데 이를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이 회장은 “영리법인도 병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강 위원장은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의 취지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 회장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강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축소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금융회사 의결권 축소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 회장은 기자들에게 “(강 위원장과) 국가 경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나눴다”면서 “중소기업 신용불량자 영세민이 잘 돼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는 삼성측에서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공정위측에서 강대형(姜大衡) 사무처장 등이 각각 배석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이 회장과의 회동으로 4대 그룹 총수와의 연쇄회동을 마무리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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