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미국식 기업지배구조 ‘반기’

  • 입력 2004년 6월 2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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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기업지배구조 ‘개혁’ 방안에 대해 미국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에 따라 과도한 ‘주주 행동주의’가 나타나고 기업이 큰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국기업의 올해 주주총회 중 조용히 진행된 곳이 드물다. 외부 주주들은 뛰어난 경영실적을 보여준 씨티그룹 이사진의 연임조차 반대했다. 이 때문에 주주가치를 최고로 중시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무분별한 주주행동주의 증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올가을부터 기업의 내부통제구조상 경영진의 책임을 상세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경영진의 움직임을 주주가 유리알처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 것.

이에 대해 미국 AIG그룹의 행크 그린버그 회장은 “규제환경에 맞추기 위해 AIG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3억달러(약 3600억원)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하비 핏 전 SEC 위원장은 “이는 특히 외부 기관투자가들이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연구원 황인학 선임연구위원은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주식시장을 통한 간접규율과 경영진에 대한 주주의 직접통제로 이뤄진다”며 “과도한 직접통제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가 이러한 비판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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